[논객닷컴=써니]
문지는 너무 바빠 요정을 본 것을 잊었다. 기말고사 때문에 학교 도서관 열람실로 갔다가,
우연히 한 남학생이 눈에 들어왔다. 프로필이 일단 근사했다. 남학생 책상 위에 책 몇 권
이 눈에 띄었다. 기말고사 기간이라 학생들은 전공서적에만 빠져 있는데 그 자리에는 뀌
도 미나 디 쏘스피로의 나무 회상록과 르 클레지오의 사막이 펼쳐져 있다. 문지
가 좋아하는 책들이었다.
‘ 얘, 괜찮은데. 4차원에 현실 초월? 후후.’
문지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든 남학생이 웃는 눈으로 인사를 했다. 멍한 인상이 오히
려 선했다. 문지도 풋 웃었다. 그렇게 둘은 만났다. 남학생 이름은 성식이었다. 식물학과
전공인데 해외의 오랜 숲을 찍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 했다. 문지가 이름을 가지고 놀렸
다.
“ 오래된 숲과 성식(聖植), 성스럽게 심다? 후후. 너무 잘 어울린다. 그런데 어떤 여자는
외롭겠다. 그러면....”
성식이 그 말에 웃었는데 문지의 그 말은 후일 자신을 향한 예언이 되었다. 둘의 사랑은
깊었다. 문지는 졸업과 함께 결혼했다. 성식이 세계의 위대한 숲을 찾는 사진 시리즈 여행
을 다시없는 기회라고 했기 때문에 결혼을 서두른 것이다. 성식은 떠나고 문지는 시인과
여행자의 길을 접고 한 남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. 문지는 남편은 사막, 아이는 자신의
샘이 되어 줄 것이라고 묘하게 비유를 하며 이런 삶을 받아들이기로 했다. 성식은 아이의
이름을 우디(Woody)라고 지었다. 성식은 숲을 좋아했고, 문지는 입술에서 울리는 음운과
뜻이 마음에 들었다.
“ 우디! 나무 같은 아이. 그래. 우디. 우디….”
우디는 건강하게 자랐고 우디가 자라는 만큼 시간도 흘렀다. 문지가 30대 나이를 넘겼다.
요정들의 세계도 시간은 흘렀다. 별 탈 없이 시간만 가는 것 같지만 별 탈 없었던 게 아니
었다. 무심히 흐르는 시간 동안 안 보이는 곳에서 불길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<계속> | 노트의요정을 좋아하는 이선화(물고기) 씨가 보내온 노트들. 다양한 그림과 재밌는 메모가 눈길을 끈다. ©이선화 |
안녕?
노트의 요정 ... 난 물고기야
내가 만든 노트도 있고
필요에따라 사서 기록한 노트도 있어서
보내보는거야 .. .
부끄럽기도하고
노트의 요정 덕분에
다시 지난날 노트의 페이지도 넘겨봤어 ...
앞으로도 재미있고 좋은 이야기들 들려주길 바래 ~
안녕 ~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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